이 사건은 언론에 대서특필된 일명 제주판 살인의추억 1심 재판 사건으로 법무법인 오현이 담당했던 실제 업무사례입니다.

2009년 2월 1일 새벽 귀가하던 어린이집 보육교사였던 피해자를 누군가가 목졸라 살해한 뒤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 유기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사건 당시 부검 결과가 잘못되면서 정확한 범행시간을 추정하지 못한 채로 사건을 종결했었는데, 2015년 일명 ‘태완이법’ 이후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2016년 장기미제사건 전담수사반이 이 사건을 재수사 했습니다.

그리고 동물사체 부패실험을 통해 범행시간을 피해자가 실종된 당일로 특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사건 당시 제주시 택시 운전기사 중 한 명이었던 의뢰인이 피의자로 지목되었고, 피해자가 입었던 옷의 미세섬유가 의뢰인의 옷, 택시 등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사건 발생 10년 만에 의뢰인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구속기소하게 되었습니다. 그 가족이 형사전문변호사로 이름이 알려진 저희 법무법인을 찾아와 주셨습니다.

 



법무법인 오현은 의뢰인에게 8명의 형사전문변호사를 배당하였습니다. 변호인단은 공소사실 이 기재된 일시와 장소에서 의뢰인은 피해자를 택시에 태우지도 않았고, 피해자를 강간하려고 시도하다가 살해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전면 부인했습니다. 또한 미세섬유조각이 나온 피고인의 청바지를 경찰이 압수함에 있어서, 사전에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도 않았고, 사법경찰관이 아닌 사법경찰리가 의뢰인이 숙박하던 모텔업주로부터 청바지를 임의제출받는 등 권한 없는 자가 임의제출 받았으며, 압수조서나 압수목록이 작성되지도 않았음에 의뢰인의 거주지에 대한 수색 및 청바지 압수는 위법하고, 이렇게 위법하게 압수된 의뢰인의 청바지 및 그 청바지에서 검출된 미세섬유증거와 그 분석자료는 전부 증거능력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재판부는 쟁점을 2가지로 특정했습니다.

• 첫째로, 의뢰인과 담당변호사가 이 사건의 압수, 수색 절차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압수된 피고인의 청바지 및 청바지에서 검출한 미세섬유증거와 그 분석자료의 증거능력 여부
• 둘째로, 의뢰인이 위 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할 목격자나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이 사건의 특성상 검사가 제출한 간접증거들을 종합하면 제3자에 의한 살해 가능성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배제되어 의뢰인이 범행했다고 추단될 수 있는 지 여부

 



1심 재판부는 의뢰인과 변호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경찰이 압수한 의뢰인의 청바지는 영장주의를 위반하여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하고, 청바지에서 검출한 미세섬유증거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위 청바지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것으로서, 이 청바지 및 청바지에서 검출한 미세섬유증거와 그 분석자료는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 미세섬유증거 감정 결과는 감정인 스스로 이 법정에서 유사한 섬유가 검출되었다는 것이 동일하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밝히고 있는 점, 의뢰인의 차량은 불특정 다수의 승객들이 빈번하게 이용한 영업용 택시여서 피해자 외에 다른 승객들의 옷에서 박리된 여러 섬유가 병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피해자 옷의 구성섬유와 동일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검사가 제출한 거리의 CCTV 영상들이 해상도가 매우 낮고 주위 지형지물에 의해 차체가 가려져 있어서 차량의 차종이나 색상을 식별하기 어려운 점, 피해자 부검 결과 발견된 절창이 있었는데 의뢰인의 소유물에서 피해자의 혈흔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 이러한 간접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거나 의뢰인을 범인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형법 제301조의2(강간등 살인ㆍ치사)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살해한 때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